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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장

저 맑은 하늘에 공장 하나 세워야겠다. 따뜻한 밥솥처럼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곳 무럭무럭 아이들이 자라고 웃음방울 영그는 곳 그곳에서 연기 나는 굴뚝도 없애고 철탑도 없애고 손과 발을 잡아먹는 기계 옆에 순한 양을 놓아 먹이고 고공농성의 눈물마저 새의 날갯짓에 실어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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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고 싶다

이름도 모르는 어느 한적한 마을에 가고 싶다. 세상 묻은 때 다 아 씻어버리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첫 모습으로 살고 싶다. 비가 오면 둑길도 거닐어 보고 바람이 불면 언덕 위로 올라가 구수한 사투리와 검게 탄 얼굴을 보며 꿋꿋하게 버티며 사는 삶의 도전도 배우며 힘들게 살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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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좀더 낮아질 테니

세상의 사람들이여 그래도 즐거워하세요. 이 땅 어디쯤에 소망이 오고 있답니다. 거리마다 곳곳마다 사람마다 마음마다 모두 창을 열어 보세요. 춥지만 무엇인가 보일 거예요. 이제 들리잖아요. 좀더 맑게 들리잖아요. 거봐요. 세상이 새롭게 보이잖아요. - 전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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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복한 날에

언덕에 올라 하늘을 보다가 시냇물소리 듣다가 들꽃향기 맡다가 옛 생각 떠올리며 그리움에 젖다가 행복한 나를 본다. 실바람 앞에서 나부끼는 나뭇잎이 물결치는 풀잎이 나에게 다가와 가슴에 돋은 깃털을 보라 한다. 나, 어느새 새가 되어 한손에 꼭 잡힐 것만 같은 그리움 향해 하늘을 난다. - 박광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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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국화향의 공기가 호흡을 율동 시켜서 감사하다. 정오에 집을 나서면 어머니 마음 같은 깊고 따스한 태양의 옷을 입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하늘은 아기의 눈동자 같이 맑고 이상이 날개치고 올라가듯이 높아서 감사하다. 석양에 들판을 달리면 신이 달아놓은 황금의 열매를 볼 수 있어서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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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정거장

우리는 정거장에서 차를 기다린다. 기다리던 사람을 맞이하기도 하고 아쉬운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거장은 우리들 눈에 보이는 정거장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정거장을 통해 오기도 하고 떠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정거장에 나가 맞아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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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숲은 옥상에 세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집 긴 계단을 걸어 문을 열 때도 닫을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숲은 세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면 길다란 가지들이 백 갈래의 가지를 뻗고 천 갈래의 뿌리를 내립니다. 숲은 숨 죽이고 세들어 있습니다만 잎사귀들이 자꾸만 달싹이고 반짝입니다. 잎들이 나는 연습을 합니다. 숲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꽉 붙들고 있습니다. 잎사귀들은 벌써 나는 연습을 마쳤습니다. 빛나는 사과를 따듯 당신이 허공에서 잎을 따낼 때까지 잎사귀들은 배회하고 다닐 것입니다. 외로운 섬이 갈매기를 띄우듯이 이젠 잎을 날려야 하나 봅니다. By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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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대하여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녁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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