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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장

저 맑은 하늘에 공장 하나 세워야겠다. 따뜻한 밥솥처럼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곳 무럭무럭 아이들이 자라고 웃음방울 영그는 곳 그곳에서 연기 나는 굴뚝도 없애고 철탑도 없애고 손과 발을 잡아먹는 기계 옆에 순한 양을 놓아 먹이고 고공농성의 눈물마저 새의 날갯짓에 실어 보내야겠다. 저 펄럭이는 것들, 나뒹구는 것들, 피 흐르는 것들 하늘공장에서는 구름다리 위에 무지개로 필 것이다. 삶은 고통일지라, 죽어도 추억이 되지 못하는 고통을 하늘공장의 예배당에서는 찬양하지 않을 것이다. 힘없이 잘린 모가지를 껴안고 천천히 해찰하며 내일이라도 당장 하늘공장으로 출근을 해야겠다. 큰 공장 작은 공장 모두 하나의 문으로 통하는 하늘공장에 가서, 저 푸르른 하늘공장에 가서 부러진 손과 발을 쓰다듬고 즐겁게 일해야겠다. 땀내 나는 향기를 칠하고 하늘공장에서 퇴근하는 길 지상에 놓인 집 한 채가 어찌 멀다고 이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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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고 싶다

이름도 모르는 어느 한적한 마을에 가고 싶다. 세상 묻은 때 다 아 씻어버리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첫 모습으로 살고 싶다. 비가 오면 둑길도 거닐어 보고 바람이 불면 언덕 위로 올라가 구수한 사투리와 검게 탄 얼굴을 보며 꿋꿋하게 버티며 사는 삶의 도전도 배우며 힘들게 살아온 지난날을 파헤쳐 정겨운 입담 속에 다아 흘려버리고 싶다. 내가 누군지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알려고 하지 않는 넉넉한 인심과 때 묻지 않은 사람들 틈에서 살다가 내가 사는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 - 김정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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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좀더 낮아질 테니

세상의 사람들이여 그래도 즐거워하세요. 이 땅 어디쯤에 소망이 오고 있답니다. 거리마다 곳곳마다 사람마다 마음마다 모두 창을 열어 보세요. 춥지만 무엇인가 보일 거예요. 이제 들리잖아요. 좀더 맑게 들리잖아요. 거봐요. 세상이 새롭게 보이잖아요. - 전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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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you are courting a nice girl an hour seems like a second. When you sit on a red-hot cinder a second seems like an hour. That's relativity."

Albert Einstein

어느 행복한 날에

언덕에 올라 하늘을 보다가 시냇물소리 듣다가 들꽃향기 맡다가 옛 생각 떠올리며 그리움에 젖다가 행복한 나를 본다. 실바람 앞에서 나부끼는 나뭇잎이 물결치는 풀잎이 나에게 다가와 가슴에 돋은 깃털을 보라 한다. 나, 어느새 새가 되어 한손에 꼭 잡힐 것만 같은 그리움 향해 하늘을 난다. - 박광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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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녁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By 정호승

가을은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국화향의 공기가 호흡을 율동 시켜서 감사하다. 정오에 집을 나서면 어머니 마음 같은 깊고 따스한 태양의 옷을 입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하늘은 아기의 눈동자 같이 맑고 이상이 날개치고 올라가듯이 높아서 감사하다. 석양에 들판을 달리면 신이 달아놓은 황금의 열매를 볼 수 있어서 배부르다. 산은 빈손 들고 서있을 겨울을 알고 있음인지 미련을 버리고 그 고운 옷 한 벌 한 벌씩 버리고 있네. 그 무욕을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함에 감사하다. 저녁이 오면 가족이 모여 가을의 찬을 대화의 그릇에 담아 나누어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밤하늘은, 우주 가족들의 놀이가 빛나서 세월의 서글픔을 망각해서 감사하다. 새벽이 문을 두드리면 묵상기도를 드릴 수 있는 고요함이 문을 열어주어서 감사하다.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 정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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